Chap.1 – 만남

명확한 건 없다
그녀가 언제 여기에 오게 되었는지 , 왜 나와 만나게 되었는지 기억이 없다
사람들 틈에 뒤섞여 그렇게 다가온 그런 사람이었다
때론 불분명 하고 알수 없는 일이
무엇보다 확고한 신념이 될수도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
“갑자기 왜 그러는데?”
“…”
“이거 한잔 하고 다시 생각해 봐라”
평소 우린 이런 관계가 아니었다.
저 멀리 떨어져 바라보며 웃는 모습을 볼뿐 그 웃음이 어떤 이야기에 기인된 것인지도
안들릴 정도로 조금 멀리 있었던
하지만 익숙한 그런 사람들 이었다
“내가 아직 장난 친다고 생각하세요?”
“………..장난이 아닌 것 같으니 생각을 하게 된거지”
“마음이란 건 장난을 잘 치는 건가봐요. 오빠”
“때론 짧은 시선 하나로도 마음이란 건 흔들릴 수도 있어..
그리고 그게 착각을 하는 건지도 모르고..”
“익숙하고 친하단 건 이럴 때 상당히 서먹하게 하는 거네요”
“그러게 말이다”
사람들 틈바구니 속에서 흘러 나오는 대화의 웅얼거림이
귀에 안들어온다
서로 말을 하고 있었지만
잠시의 침묵은 더 큰 충격과 놀라움을 예고한채
그렇게 주위의 소음은 폭풍전야 처럼 귀에 맴돌고 있을 뿐이다
저 작은 입에서 나올 소리에만 반응 하려는 듯…
귀는 저 입의 소리 파장만 들으려 이미 설정을 마친 것이다
“내가 오빠를 좋아하게 되는게 이상한 건 아니잖아요.
난 내 감정에 충실한 것 뿐인 것이거든요”
“그리고 우린 많이 아는 듯 해도 알고보면 모르는 사람일 수도 있어요”
무슨 말을 해줘야 할까
별 생각이 안든다고?
“갑자기 왜 좋아진건데?”
“그냥요…그렇게 밖엔 말 못하겠어요”
그냥이라…
그걸 내가 어떻게 반박을 하나…..방법이 없다
친한 동생 그 이상 생각해 본적도 없었다
조금 전 까지도 그랬고
그런 느낌 비슷한 것도 갖지 못했다
하지만 … 막을 방법이 없어 보인다
꼭 내게 빚 받으러 온 사람 처럼 보인다
당당하다
“나에 대해서 안다고 생각하니?”
“알게 되는 게 좋아요…모르는 걸로 안다고 생각하는 것 보단..알게 되는게 좋은거죠”
“날 알고 싶은거야?”
“아뇨”
“그럼?”
“………….”
질문이 끊어진다
답을 할 필요도 들을 필요도 없는 질문인 듯
둘 다 안다는 듯
아니면 원래 이 언어의 맞춤법이 그렇게 끊어져야 하는 것 처럼
너무 당연하게 끊어져서..자연스럽다
“내가 섭 같지가 않죠?”
글쎄…아예 생각 조차도 해본 적이 없는데
“섭으로 바라 본 적이 없었어 솔직히”
“그렇다고 관심이 없었다는 건 아냐..차원이 다른 문제지”
“내가 뭘 어떻게 해야 믿으시겠어요?”
고개가 숙여지고 절망에 빠지는게 보인다
그토록 까불고 당당하던 그리고..날카롭던 그런 모습은 사라졌다
내가 못믿는게 아냐
믿지…믿고 말고
하지만 넌 날 어떻게 생각하고 이런 무모할른지도 모를 만남을 하는지 …
긴 눈썹에 눈물이 한방울 보인다
마주 앉은 테이블에는 술병 하나와 안주 한 접시
그리고 건너가기 어려워 보이는 깊은 강이 흐른다
손을 뻗어 그녀의 뺨을 만진다
고개는 더 숙여지고 숨을 더 가쁘게 쉰다
따뜻하다
부드럽다
그녀는 이제 살짝 웃는다
이마로 내려온 머리칼을 쓸어본다..부드러운 머릿결
향기가 나는 듯하다
여름 날 땀 기 어린 내음 살짝 풍기는 여인의 욕망의 향기
아마 페로몬이 있고, 그게 냄새가 맡을 수있는 거라면
꼭 그런 냄새가 날 것이다
“힘들거야”
(네게 이 말 밖에는 못하겠다)
고개를 든다
눈동자가 까맣다
모든 걸 잊어 버린 눈빛
빨려든다
하얀 이빨이 약간 보이는 듯 했다
“고마워요”
(힘들거라는데 고맙다니..그게 무슨 대답이야)
“너 오늘 이후로 날 만날때는 바지 입으면 안돼”
“알아요”
“알아? 니가 그걸 어떻게 아는데?”
“스타킹 신고 노팬티 란 것도 아는데요”
“그 외에 또 뭘 아는데”
“알고 보면 무서운 사람이란거?”
“난 무섭지 않아”
“그 미소 속에 숨은 거 다 알아요. 지독한 새디”
“지독하지도 않아”
“그래도 어느땐가는 날 놀라게 할거란거 알아요”
“놀라는 게 싫으니?”
“기대돼요. 예상 치 못한 일들…장소들..”
“언제나 기대할 만한 것일 수는 없을거야..그냥 지루할 수도 있어”
“지루함도 있어야 놀래는 게 재밌죠”
“대드는 거야?”
“…..그럴리가요. 제가 언제 …”
”날 불러봐”
“…………….주인님……..하아~”
목소리가 약간 떨린다.
삼킨 뜨거운 숨이 내 얼굴에 느껴질 정도로…뱉아낸다.
아까 맺혔던 이슬이
큰눈망울에 적셔져서 촉촉하다
눈 자체가 떨어져 버릴 듯…위태롭다
하지만 이젠 슬픔이 없고 미소만이 그 입가에 남았다
내 손을 잡고 고개를 숙여 손등에 입맞춤을 한다
곧 헤어질 사람처럼 왜 이리 손에 집착을 하는 거냐
입맞춤을 몇번을 했는지 모른다
그리고는 뺨을 가져다 대고..문질러 보기 까지 한다
“얼굴 들어”
강한 어조에 놀란 듯 고개를 들고 의문투성이의 표정을 짓는다
쫘~악~~
강하지 않지만 갑작스런 따귀에 얼굴이 힘없이 돌아간다
고개를 다시 원상태로 돌려야 할까 고민하는 듯…천천히 눈치를 보면서 다시 원상태로 돌리고
눈이 내리 깔렸다
가게 안의 사람 몇이 놀란 듯 지켜본다.
“내 손은 장난감이 아냐..이렇게도 쓸 수 있어”
눈을 살짝 올려 시선을 피할 듯 말듯 하며 한마디 내뱉는다
“거봐요. 놀라게 하는거…그럴 줄 알았다니깐”
“한 대 더 맞을래?”
“아뇨! 아뇨! 놀랄만큼 놀랐어요”
그날 밤
그녀는 그렇게
아무런 서로에게 약속도 없이
아무 조건도 없이
믿어 달란 말도 없이
언제까지란 말도 없이
내게로 왔다
그날 밤 내게로 온건 섭도 아니고 여자도 아니었었던 것 같다
어차피 계속 흘러온 가느다란 정이
정말 모를 것 같은 그 정이란게
나에게 오는 것이란 걸 내게 말해주었을 뿐
아무 눈치도 없는 내게….결국 말로 해주어야 만 했던 거란 사실 하나
그리고 그 말을 하기에 굉장히 많은 날들이 필요했다는 것도